소설을 재미있게 읽었고 영화로도 개봉한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소설이랑 거의 설정이나 등장인물,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비슷한데 구체적인 것들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제일 달랐던 것은 흥수의 캐릭터다. 흥수는 영화에서는 자신의 성적지향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혹시 아웃팅 당할까봐 몹시 두려워하고 연애를 할 때도 마음을 다 주지 않고 폐쇄적이다. 근데 소설에서는 별로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걸리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자유롭게 생활했던 것 같다. 그래도 연애에 대해서 조금 방어적이고 엄마에게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소설에서는 두 사람의 외모가 그냥 평범? 봐줄만 하다 정도였고 둘 다 키는 큰데 흥수가 통통하고 몸매는 별로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모델같이 멋지게 나왔다 ㅎㅎ
그리고 영화에서는 엄마가 거의 나오지 않고 흥수의 성적지향에 대해서 병이라고 말하고 흥수가 잘 때 기도문을 외우는 부분은 있었는데 소설에서는 훨씬 심하게 나온다. 영화에서도 나왔던 고1때 흥수의 키스 장면을 목격하고 소설에서는 엄마가 흥수를 여름방학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그리고 계속 상담을 받게 하는데 상담 결과 엄마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남부끄러우니까 더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하고 엄마는 병원에도 더이상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나중에 엄마가 암에 걸려 흥수가 간병하게 되면서 힘들어하는 얘기도 나온다. 처음에는 이겨냈지만 재발해서 엄마는 돌아가신다. 이 부분은 굉장히 우울하고 불편한 부분이라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은 듯 하다.
그리고 재희가 유흥을 즐기고 자유연애를 하는 것은 소설에서도 비슷한데 영화에서처럼 경제적으로 자유롭지는 않았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연락을 끊고 혼자 알바하고 과외도 하고 열심히 생활비를 벌었고(밤에는 클럽다니면서 열심히 놀았지만) 나중에 흥수가 군대 간 이후 부모와 화해하고 호주로 유학을 떠나는 것으로 나온다.
재희는 낙태 경험 후에는 경제학(영화에서는 경영학을 부전공)을 부전공하며 열심히 취업준비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한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도 같다. 그리고 산부인과에서 의사와 싸우는 장면도 소설에 나오는데 재희가 화나서 자궁 모형을 들고 튀는 것까지는 같은데 소설에서는 간호사가 쫓아와서 돌려달라고 하고 재희가 돌려주고 간호사도 같이 의사 욕을 해주면서 재희를 위로하고 낙태를 해주는 다른 병원을 추천해준다.
영화에서는 재희의 변호사 남자친구가 찾아와서 재희가 흥수 게이라고 여자랑 같다고 같이 동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흥수가 실망해서 짐싸서 나간다. 소설에서는 재희가 그냥 자기가 싸우다가 실수로 그렇게 말했다고 이야기하고 흥수가 실망하고 집나가는 것까지는 같다.
소설에서는 재희의 남자친구가 데이트 폭력을 가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재희가 빌라 위로 변태가 타고 올라와서 무서워서 흥수랑 같이 살게 된 것 까지는 같다.
그리고 영화에서 마지막에 흥수가 축가로 미쓰에이 노래를 부르는데(가사는 더 둘의 상황에 더 적절했던 것 같다) 소설에서는 핑클 노래를 부른다. 항상 나의 곁에 있어줘~ 너뿐이야. 이노래..제목은 모른다. 소설에서도 흥수가 축가 부르다가 울어서 재희가 이어서 부르고 둘이 울면서 같이 부른다 ㅎㅎ
그리고 소설에서는 재희가 앞부분에서 짧게 나오고 그 이후로는 흥수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온다. 엄마와의 갈등, 엄마가 병에 걸리고 간병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근데 엄청 우울한 스토리일 것 같지만 작가가 글을 재미있게 잘 써서 그렇게 우울하지는 않다. 그리고 간병 중에 독특한 운동권? 남자를 만나서 사귀다가 그 남자한테 차이는 이야기..운동권 남자가 오히려 영화에서의 흥수처럼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숨긴다. 그래서 흥수에게 나중에 너와 나의 관계는 아무것도 아니며 사랑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이야기해서 흥수가 화가 나서 운동권 출신?남자에게 달려들어서 목조르다가 정신 차리고 그만두고 결국 헤어진다.
그리고 영화에서 나오는 수호는 소설에서는 규호로 나온다. 근데 수호랑 규호가 좀 많이 다르긴 하다. 소설에서 규호는 클럽에서 일하는 남자고 형은 의사인데 자신은 간호사 준비생이고 형과 비교당하고 형이 구박한다. 그래서 형과 같이 살다가 도망쳐나와 흥수랑 같이 살게 된다. 영화에서는 수호가 성소수자 인권동아리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굳이? 설정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수는 hiv바이러스에 걸렸는데(이 얘기는 영화에 안나온다. 당연히 불편한 이야기니까) 그로 인해 군대에서 중간에 제대당한다. 규호는 흥수가 그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것을 알고도 만났고 둘이 꽤 오래 만나다가 나중에 둘이 같이 중국으로 흥수는 주재원에 규호는 병원에 취직하기로 하고 준비하다가 흥수가 신체검사가 있어서 중국에 입국하지 못할 것을 알고 규호에게 거짓말로 회사에서 취소돼서 못가게 됐다고 하고 너 혼자 잘 다녀오라고 하고 자연스럽게 ? 헤어졌던 것 같다.
그리고 흥수는 나중에 데이트앱?으로 홍콩에서 부자고 나이 많은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와의 이야기들이 조금 나오다가 끝났던 것 같다.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나는 단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 라는 문자를 영화에서 수호가 보내는데 소설에서도 규호가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흥수가 계속 소설을 연습하고 응모하고 거기까지만 나오는데 소설에서는 소설 응모해서 채택도 되고 작가로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것으로 나왔다.
아무튼 소설, 영화 둘 다 재미있었다. 소설은 되게 웃겼고 우울하고 슬픈 상황들이 많이 나오는데도 필력이 좋아서 유쾌하고 재미있게 읽었고 영화는 그렇게 웃긴 장면은 많이 없는데 그래도 주인공들이 매력있고 결말까지 다 해피엔딩으로 좋았다.
네가 너인게 네 약점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그리고 재희의 자유분방한 삶으로 여러 사람들이 재희를 쉽게 보고 무시하는 내용들이 영화에서 많이 나오고 그게 잘못되었고 누군가를 편견으로 이상하다고 말하고 무시하고 단정짓지 말자는 취지의 스토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또 회사에 취직한 후에 재희의 페미니스트 적인 용기있는 행동들도 많이 나오는 등 재희에게 포커스가 좀 가는데 소설에서는 그 정도로 재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재미있게 잘 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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