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커뮤니티에 추천이 엄청 많았는데 나는 예전에 내가 읽어본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이번에 조금 알아보니 내가 읽었던 책은 아닌 것 같아서 드디어 읽게 되었다.
옛날 책이라 그런지 옛날 느낌, 옛날 연속극 보는 느낌, 요즘 유행하는 옛날 서울 사투리로 책이 읽어졌다ㅎㅎ
스포일러!
진짜 소설이다 싶은 부분은 나영규가 조건 좋고 돈 많고 성격도 성실하고 괜찮아 보이고, 주인공 안진진은 엄마는 시장에서 물건 팔며 일하고 빚도 있고 아빠는 가출 중, 말년에 중풍에다 치매까지 걸려 돌아오고 남동생은 조폭에 싸움질하다 살인미수로 감옥에 있는 상태인데, 한마디로 정말 조건이 안 좋은 여주인공과 결혼하겠다며 청혼한다는게 너무 이해가 안 갔다. 너무 현실적이지가 않았다.
그리고 이모가 자살하는데, 너무 삶이 재미가 없어서 물론 우울증은 병이니까 우울증에 걸릴 수는 있겠지만 애들 잘되고 미국유학 중이고 그곳에서 살 예정이라 쓸쓸하다고는 하지만 어쨋든 자식들이 잘된거니까 부모로서도 좋다고 난 생각하기 때문에. 외롭더라도 자식들은 원래 독립하는 것이고 그게 정상이고 그걸 부모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이해가 안 갔다. 이모 남편도 부자에 다정한 편이고 뭐 하나 부족할 게 없는데도 이모처럼 자살하는 경우는 솔직히 현실에서 극히 드물 것 같아서 뭔가 책 제목인 모순이라는 주제를 강조하려는. 그런 인위적인? 느낌. 너무 삶은 모순이라는 책의 주제를 독자에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모의 향기 없고 재미없고 매일이 지루하고 안전한 그 삶은 불행하고 어머니의 고된 삶은 그래도 사는 맛이 있고 활기있고 행복하다고???? ㅎㅎㅎ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다들 알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를 미화시키는 것도 맘에 안 들었다. 어머니를 때릴 때 표정이 너무 괴로워 보였다는 부분에서는 진짜 너무 화가 났다. 그냥 약한 여자 때리는 비겁한 가정폭력범일 뿐인데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리고 쓸쓸한 일몰의 순간 돌아온다는 둥, 진진이에게 어른돼서 손을 맞대어 보자는 둥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낭만적인 양 묘사하는데 그런 낭만적인 소리는 뭣도 아니고 진짜 아무것도 아니고 그냥 개소리인데. 미화시키는 것 같아서 싫었다. 그리고 나중에 중풍, 치매 걸려서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진짜 너무 전형적인 케이스고 낭만이고 뭔가 보통 사람들이랑 다르고 인생이 괴롭고 자시고가 아니라 너무 비겁하고 책임감 없고 인간같지도 않은? 그런 인간을 또 용서하고 간병해주는 것도 전형적이고. 너무 짜증났다. 엄마는 용서하고 받아준다쳐도 자식은 무슨 죄?
그리고 내가 너무 유교인지? 진진이가 양다리 걸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자기 인생 사는 것도 아니고 결혼에 매달리는 것 같아서 그것도 별로. 마지막 선택도 사랑이 아니라 현실(나영규)를 선택.
진진이랑 주리랑 대화할 때 주리도 재수없었지만 폭력적인 아버지와 자기 동생 변호하는 것도 별로였다.
그냥 여러 사람이 추천하는 것 치고는 요즘 너무 좋은 소설들이 많이 나와서 나는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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