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9. 09:59

미스터리, 추리소설인데 비현실적이고 다소 유치해질 수 있는 소재지만 글을 잘 써서 그런지 설득력 있게 다가와서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 뉴스 기사보면 너무 잔인한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고 사형은 금지된지 오래고 죄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벼운 것 같아서 분노하게 하는 사례가 많다. 이 소설에 나오는 박사는 가해자의 진정한 회개와 참회를 위해 SSS프로젝트를 개발해냈다. 이 프로젝트가 어떤 것인지는 결말 부분에 나온다.

서진홍의 어머니는 진홍에게 사업자금을 전달하려고 돈을 가방에 넣고 은행에서 나오다가 소매치기에게 칼이 일곱번이나 찔려서 살해당했다. 계좌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진홍을 한 번 만나고 싶은 마음에 돈을 들고 나오다가 소매치기를 당했다. 끝까지 가방을 놓지 않고 버티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7년 후 죽은 어머니가 돌아왔다. RS라고 하는데 죽은 피해자가 나타나 가해자를 직접 처단하는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어머니는 진홍을 죽이려고 한다. 그래서 진홍이 가해자일거라 경찰들이 의심한다. 더구나 진홍은 예전에 집단강간사건을 대학생 때 일으킨 전례가 있었다. 하지만 직접 만난 진홍은 전혀 범죄자 스타일이 아니었다. 어머니를 진심으로 위하는 모습과 강간 피해자에게 십년 넘게 금전적 지원을 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검사나 다중인격 검사도 모두 통과하고 자신이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진범은 진홍이 아니고 진홍은 사업파트너 정욱이었다. 재벌가 출신이었지만 집안에서 버림 받아서 돈이 필요했던 정욱이 진홍의 어머니를 청부살해한 것이다. 게다가 정욱은 12명의 약한 여자들을 유린하고 잔인하게 토막살해했다. RS로 나타난 진홍의 어머니는 단지 오작동해서 아들 진홍을 범인이라고 지목한 것 뿐이었다.

반전은 이건 모두 가상현실이었고 정욱이 진홍(즉 피해자)의 감정상태를 체험하기 위해 뇌에 어떤 자극을 줘서 진짜처럼 느끼게 한 것이었다. 정욱은 가상에서 진홍이 되어 진홍의 아픈 상처를 느끼고 진심으로 참회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범죄자에게 피해자의 엄청난 고통을 그대로 겪게 하기 때문에 그만큼 형벌도 되고 참회도 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욱은 자신이 죽인 여자 12명의 입장이 되어 가상현실을 형벌로 체험해야 한다.

범죄자들 중에서도 회개과정을 거쳐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반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파렴치한이어서 반성은 전혀 되지 않고 감옥에서 국민들의 세금만 축내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러한 범죄자에게 진정한 벌을 내리기 위해서 이런 프로젝트를 한 박사가 고안해낸 것이다. 박사 역시 자신의 7살 아들을 범죄로 인해 잃었다. 아무리 가상현실이지만 진심으로 피해자들의 경험과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면 정말 엄청난 형벌이 될 것 같다. 피해자의 심정에 동화되어 진심으로 참회하기까지 하는 효과도 있으니까 더 좋은 것 같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좋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인권보호 상 그런 형벌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을테니까 가상현실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다.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