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4. 13:25

일본 소설은 뭔가 문체가 딱 일본스러운 느낌이 든다.
가볍고 뭔가 냉정해보이고 아무튼 시크한 느낌 ㅋㅋ

이 소설은 대학 야구부 남학생 네명이 고교생이었던 나쓰미를 집단 강간한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피해자인 나쓰미는 평생을 그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학창시절에도 특별히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니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친구도 사귀지 못한다.
회사에서 만난 남자친구의 부모는 약혼하기 전에 나쓰미의 뒷조사를 해보다가 그 사건을 알아냈고 결국 파혼당한데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비겁하게 그 사건을 회사내에 변명을 하다가 소문내버린다.
결국 회사를 그만 둔 나쓰미는 다시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되고 이번엔 먼저 그 사건을 털어놓는다.
남자는 이해해주는 듯 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나쓰미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게 된다.
나쓰미의 인생은 불행 그 자체였지만 가해자인 슌스케를 비롯한 남자들은 다른 남자로부터 이해받는다.
남자라면 한 번쯤 그럴 수 있지라는 반응이다.
슌스케는 우연히 나쓰미를 만나게 되고 병문안을 다니다가 둘이 같이 살게 된다.
나쓰미는 그 사건의 가해자인 슌스케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나쓰미는 복수하기 위해 슌스케에게 누명을 씌우기도 하지만 그 증언을 결국 번복한다.
하지만 나쓰미는 결국 슌스케의 곁을 떠나게 된다.

강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나름 안정되게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질적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쓰미는 그 사건을 낱낱이 알고 있는 슌스케에게서 그 사건 이후로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들킬 염려도 없고 그 사건으로 그녀를 괴롭히지도 않을테니까.
마지막 장면에서 나쓰미가 사라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나쓰미는 그 안정된 상태를 박차고 새롭게 인생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올지도 모른다. 슌스케도 나쓰미를 찾아내고야 말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가 그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떠난 장면은 인상적이었고 나름 반전이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강간 가해자는 남자들 사이에서 이해받고 피해자는 그 사실을 숨기고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솔직히 소설이라 읽다보면 등장인물에 감정이입하게 되어 슌스케를 이해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고 죗값을 치뤄야 할 것이다.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