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7. 00:12

재미있었다.

 

미국의 '아이올라'라는 시골마을에서 불의의 자동차사고로 엄마, 이모, 사촌오빠를 한순간에 잃고 무뚝뚝하지만 토리를 사랑하는 아빠와 감정조절이 안되고 폭력적이고 말썽꾼인 남동생 세스와 같이 살고 있다. 아빠는 대대로 복숭아를 재배하는데 이 복숭아가 이 마을에서 유일하고 아주 맛있기로 유명하다. 

 

토리는 우연히 길을 묻는 한 남자를 만나고 그(윌슨 문)에게 한 눈에 서로에게 반한다. 토리가 발을 헛디뎌서 발목을 다치는데 윌슨 문이 토리를 번쩍 들고 집까지 바래다 준다. 

토리가 윌슨 문이 궁금해서 그가 묵고 있는 여인숙에 찾아가는데 친절하다고 생각했던 여인숙 여사장이 윌슨 문에 대해서 아주 경멸스럽게 폭언을 하는데 그가 인디언이고 그가 도둑이라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무슨 물건을 훔쳤다고 하는데 누명을 쓴 것 일수도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인디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모두 그를 아주 싫어하고 혐오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현상금이 걸린다. 

토리는 이웃집 할머니의 집에 그가 숨어있을 거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웃집 할머니는 정신병이 있고 말도 없고 불친절해서 모두 그녀를 싫어했다. 그녀의 집에는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고 늘 혼자였고 강아지, 고양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토리의 예상대로 윌슨은 그 집에 숨어있었고 토리는 몰래 윌슨을 만난다. 

토리의 아빠와 남동생이 일이 있어서 집을 하루 비운 사이에 토리는 집에 있는 이모부에게 친척언니가 아파서 간호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높은 산에 있는 누군가 버리고 간 산막에서 행복한 밤을 보낸다.

참고로 이모부는 제 2차세계 대전에서 다리를잃고 유머있고 활기찼던 성격을 잃고 아주 꼬이고 고약한 성격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사고로 이모까지 잃었는데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토리집에 빌붙어서 토리가 해주는 밥을 먹고 세스랑 싸우기나 하며 집에 틀어박혀 있다. 

그 하룻밤으로 토리는 임신을 하게 된다. 그리고 깊은 밤 남동생 세스가 그 인전(인디언)을 봤다고 얘기하며 심상치 않은 말을 하는데 토리는 나쁜 예감에 사로잡히고 마을에서 윌슨을 차 뒤에 묶어서 끌고 다녔고 피부가 다 벗겨져서 죽었으며 시신을 산 아래에 던져 끔찍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남동생이 죽였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럼에도 토리는 세스에게 아무 것도 따지지 못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대로 행동한다. 

나중에 토리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집의 명예를 위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윌슨과 하루를 보냈던 그 산막으로 혼자 가서 몇 달 동안 혼자 지낸다. 식량을 가져왔지만 양이 적었고 씨앗을 가져와서 심었지만 채소들 뿐이라 너무 배가 고프고 산 속이라 여러 짐승들이 나타나서 너무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혼자 떨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름이었지만 높은 산이라 눈이 내려서 텃밭이 모두 망가지고 먹을 것이 아예 없어진다. 그러다가 진통이 와서 홀로 아이를 낳고 처음 태어났을 때 숨을 쉬지 않던 아들을 애써 살려낸다. 

배가 고프고 무섭고 정신이 없었던 토리는 아들 블루 문을 안고 마을로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가다 공터에서 한 가족을 발견하는데 그 부부는 블루 문처럼 어린 아기를 데리고 있었다. 토리는 먹지 못해 아주 말라서 거의 굶어 죽어가는 어린 아들을 그 가족의 자동차 뒷자석에 두고 도망친다. 그리고 그 가족이 잘 키워주길 바라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참 후 다시 그 자리에 가니 바위 위에 복숭아 한 개가 놓여져 있었다. 토리는 여자가 복숭아를 놓고 간 것은 자신의 배고픔을 알고 배려한 것이니 아이도 잘 키워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이 그 가족을 어떻게 믿고 애를 버리고 너무 굶고 무섭고 어리니까 (17살이었음) 아기를 순간적으로 놓고 도망간 것 까지는 제정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으니까 이해가 가는데 블루를 잘키워줄거라고 믿는 것이 너무 순진해보이고 의아했다. 인디언 피가 흐르고 있으니 피부색이 다를 것인데 애를 괴롭힐 수도 있고 고아원에 보내버릴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아빠한테 데려가서 솔직하게 말하고 빌고 데리고 살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그럴 용기도 없었을까.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갔을 때 남동생과 이모부는 떠났고 병든 아빠만 홀로 남아있었는데 그 때라도 적극적으로 애를 찾아서 데려올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무튼 솔직히 애들이 있는 엄마 입장에서 토리의 행동이 너무 이해가 안됐다. 인디언에 대한 혐오가 일상화되어 있고 심지어 윌슨이 살해되기까지 했으니 임신했다는 걸 밝히기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 시대상황이 다르니까 애써 이해해보려 노력해봤다. 

아무튼 집에 돌아오니 이모부는 떠났고, 이유는 돌봐줄 여자(토리)가 없으니까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는, 게다가 이모부는 자기 엄마가 있었는데도 토리를 고생시키며 이 집에 빌붙어 살았다는 것이 참 어이가 없었다. 남동생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아빠가 세스를 윌슨을 죽인 것 같다고 보안관에게 고발했고 세스가 나가면 토리가 돌아올거라는 기대로 남동생을 집에서 내보냈다는 것이다. 아빠는 토리를 계속 찾아다녔고 그러다가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윌슨과 토리와 있었던 일을 아마 모두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토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냥 받아줬다. 

그 이후로 '아이올라'는 댐 건설로 수몰되게 되었고 토리는 마을 사람들의 비난 속에 가장 먼저 집을 팔고 그 마을을 떠날 준비를 했다. 대학교 교수에게 부탁하여 복숭아 나무들을 모두 이사갈 곳에 옮겨 심었고 결국 다시 복숭아 재배에 성공했다. 나중에 부동산을 운영하는 부부와 친해져서 그럭저럭 잘 살아간다.

그리고 토리는 공터에 매년 찾아가서 돌맹이 한 개씩을 놓아뒀는데 블루가 7살 되던해 엄마가 블루를 데리고 그 공터에 가서 돌을 발견한다. 엄마는 블루에게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블루를 잃을까봐 겁이 나서. 그리고 나중에 베트남 전쟁에 추첨으로 생일이 뽑혀서 블루와 친아들이 전쟁에 나가게 되었다. 엄마는 블루는 입양한 것이니 그 생일이 진짜 생일이 아니므로 전쟁에서 빼주려 한다. 그러려면 진실을 밝혀야 하니까 블루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블루는 충격을 받고 집을 나가서 입대해버린다. 블루는 방황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블루에게 불친절하고 사랑없이 항상 냉정하게 대했고 쌍둥이형이라고 알았던 형은 술먹고 마약하고 방황하다 자다가 토해서 질식사로 죽는다. 엄마는 블루를 되찾으려면 친엄마와 만나게 해주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줘야겠다고 생각하고 토리에게 돌맹이 밑에 일기와 편지, 주소를 남긴다. 토리는 공터에 돌을 마지막으로 놓으러 가서 그 종이뭉치들을 발견하고 블루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