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16. 9. 16. 22:02

사도 다 아는 이야기이고 너무 끔찍하고 슬플까봐 안보다가 어제서야 보게 되었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몰랐던 구체적인 사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다. 조선왕조실록(설민석)의 책을 읽어서 영화내용이랑 책 내용이랑 같이 정리해야겠다.

사도세자의 아버지인 영조는 자기 아들 사도세자의 뒤주에 가둬서 8일만에 사도세자는 죽게 된다. 왜 아버지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친아들을(첫째 아들은 어렸을 때 병으로 죽었음) 그것도 41세의 아주 늦은 나이에(지금도 늦지만 조선시대에는 더 늦다) 죽이게 되었을까. 참 궁금했는데 영화를 보니까 어느 정도 사정은 알게 되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영조는 무수리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고 천민출신이었다. 조선 최초로 천민출신 어머니를 둔 사람이 왕이 되었으니 자신의 출신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했다. 게다가 자신의 형 경종이 병에 걸렸을 때 영조가 올린 음식을 먹고 죽어서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심도 영조가 왕이 되기 전에도 된 후에도 계속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또 이런 결점을 노론 쪽에서 덮어주고 영조를 왕위에 올라가게 도와주어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영조는 항상 노론의 눈치를 보고 잘 못된 것도 속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영조는 이런 자신의 흠? 때문에 컴플렉스가 많았고 항상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방석도 깔지 않고 몇 시간 동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책을 보는 등 항상 완벽하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 늦둥이 사도세자를 얻고 너무 기뻤으나 사도세자는 영조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어렸을 때는 총명했지만 클수록 공부를 멀리하고 무예나 그림그리기에 빠졌다. 또한 사도세자의 어머니는 후궁?이라서 사도세자를 직접 돌보지 못해서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했고 이상한 유모들만 모여서 사도세자를 돌봤다고 한다. 유모들이 나서서 칼싸움을 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영조는 겨우 2살 정도에 왕세자로 책봉되어 법도에 따라 어머니와 함께 자지도 못하고 혼자서 잠들었다. 사도세자는 영조처럼 완벽하지 못했고 공부도 싫어해서 영조는 실망이 너무 컸다.

영조는 네 번이나 왕위를 사도세자에게 물려주겠다고 선언했는데 그때마다 사도세자는 거절한다고 진땀을 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영조도 진짜 물려주고자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왕 자리가 튼튼한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었다.

결국 사도세자는 14년동안 영조로부터 대리청정을 하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사도세자는 서서히 미쳐간다. 처음부터 미쳤다고 볼 수 없는게 미친 상태로 대리청정을 할 수 없기 때문. 영조는 사도세자가 무엇인가 결정하면 왜 네 마음대로 결정하냐고 타박하고 나한테 의견을 물으라 하고는 의견을 물으면 그렇게 쉬운 것도 네가 결정못하냐고 꾸짖었다. 그리고 항상 빈정거리고 사도세자를 무시했다.

어떤 지역에 가뭄이 들어 행차하는 도중 비가 오자 비가 오라는 데는 안오고 왜 여기서 비가 오냐고 너 때문이라고 꾸짖고 사도세자를 쫒아버리기도 한다.

영조는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는 버릇이 있는데 사도세자가 무슨 말을 하면 그 자리에서 귀를 씻고 씻은 물을 사도세자에게 끼얹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귀를 씻는 것만 나오고 자기 전에 미운 사람을 불러서 한 마디를 던지고 잠자리에 드는 징크스가 있는데 굳이 사도세자를 불러서 한 마디 걸고는 물러가라고 하기도 한다.

사도세자가 정조를 낳았을 때 정조를 안아보지도 않고 무시하기도 한다. 정조가 좀 컸을 때는 총명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정조를 아껴서 사도세자와 티나게 차별하고 정조만 예뻐하기도 한다.

사도세자는 이러한 과정으로 서서히 미쳐가고 왕을 만나려면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옷을 입으면 왕을 만나야 한다는 두려움에 옷을 계속 바꿔입고 옷을 계속 찢고 새로 가져오라고 하다가 화를 내며 내신을 죽이기도 한다. 죽인 신하의 머리를 들고 다니는 기행도 저지른다. 영화에서는 한 명만 죽인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여러명 죽였고 자신의 후궁이 낳은 아들을 때리고 연못에 빠뜨리기도 하고 아내인 혜경궁 홍씨에게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가정폭력도 휘둘렀다.

그리고 기생에 빠져 놀기도 하고 미신을 믿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도세자의 기행들을 노론은 죄다 영조에게 일러바쳤고 사도세자가 역모를 도모한다는 이야기도 꾸며내 전달한다. 마침내 화가 난 영조는 사도세자를 불러서 자결을 명하지만 사도세자가 거부한다. 영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에서는 사약을 내리지 못한다고 왜인지 까먹음) 뒤주를 가져오라고 해서 뒤주에다가 가둔다. 8일 동안 물도 못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사도세자는 죽어간다.

영조는 자신의 아들을 역적으로 몰았으니 자신도 역적이 되기 때문에 세자에서 폐한다. 나중에 정조를 왕세자로 책봉하기 위해 사도세자를 자신의 첫째 아들의 양자로 입적시키고 정조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정조는 거의 세종대왕 다음으로 어질고 훌륭한 왕으로 손꼽힌다. 사도세자의 아들이라서 노론에서 정조가 왕이 되면 자신들에게 복수를 할 거니까 왕이 되지 못하도록 암살 시도도 여러번 했다고 한다. 정조는 두려워서 날이 밝을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고 그 시간 동안 계속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 정조는 누군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니기도 했고 사도세자 이야기는 입 밖에도 내지 않다가 왕이 되자 마자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천명하고 사도세자의 지위를 회복시키는 작업에 돌입한다. 정조는 수원에 화성을 짓고 태평성국을 이루려고 했으나 병으로 죽는다. 정순왕후가 암살했다는 주장도 있지만(정순왕후는 대리청정하면서 정조의 훌륭한 업적을 다 지우려 했기 때문) 그냥 병으로 죽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정조는 노론들에게 복수하기 보다는 영조를 본받아 탕평책을 실시하여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자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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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