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랬다.
노인 둘.
한 명은 베트남참전 군인 출신.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군대에서 그냥 보냈다. 인맥 동원해서 빠진 사람도 있지만 전부 강제로 보내짐. 좀 놀랐다. 나는 다 자원해서 간 줄 알았다.
또 한 명은 북파공작요원 출신. 이 사람도 자원해서 간 것이 아니라 서울에 돈 벌러 갔다가 군대 넣어주고 대우가 좋다며 누군가가 꼬셔서 갔다가 엄청 힘든 훈련받고 북파공작요원으로 쓰임. 나중에 도망침.
베트남참전 출신은 시골마을에 적응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지만 북파 출신은 사람들과 못 어울리고 외톨이로 살아가서 참전 출신이 가끔 술도 같이 마시고 도와줌.
참전출신이 마을에 남자가 베트남 여자를 돈 주고 데려와서 결혼하는데 그 여자에게 호감이 생겨서 베트남어 공부도 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함. 참전출신이 여자에게 고향을 물어보다가 나도 거기 가봤다고 했는데 그 곳이 한국 군인의 공격으로 마을 전체가 학살당했음. 여자의 가족도 희생됨. 여자는 그 이후로 노인을 피하기 시작함.
어느날 여자가 실종됨. 남편은 여자가 돈만 받고 도망갔다고 생각함. 참전 노인이 북파 노인이 소식이 없어서 산 위에 있는 그의 집에 찾아갔다가 여자의 시신을 발견함. 북파노인이 여자를 겁탈하고 살해한 후 도망건 것이었음.
여기에 나온 등장인물들은 모두 자기 의지로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역사로부터 피해를 당하고 보상받지 못하고 소외당하고 악몽을 꾸고 결국 불행해진 역사의 피해자들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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