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4. 02:33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의 가수가 쓴 에세이이다. 처음엔 전문적인 작가가 쓴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수가 썼다는 걸 나중에 알고 좀 신기했다.
이 사람은 감수성이 엄청 풍부하고 예민하고 자주 우울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불신이 있다.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고 사랑에는 항상 끝이 있다, 유한하다, 믿을게 못 된다고 이야기한다. 사실이긴 하지만 그 생각에 너무 사로잡혀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한다. 6년 정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하고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 상처를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듯 했다.
38살의 젊은 나이에 큰 병을 얻어서 건강하지 못하니까 더 예민해지고 우울해지고 집안 내력에 우울증이 있다는데 그 영향도 있을 것이다. 병 때문에 먹고 싶은 걸 못 먹게 되었다는데 이건 정말 힘들 것 같다. 나이 많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너무 젊은 나이에 마음대로 음식을 먹을 수 없게 되었으니까 진짜 괴롭겠다.
게다가 자기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도 있고 어머니가 글쓴이를 엄청 간섭하고 구속하는 성격이라 힘들어했고 집안이 예전에는 엄청 부자였는데 가세가 기운 경험도 했다.  
글 읽으면서 사람들이 흔히 상상하는 전형적인 예술가 성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잘 쓰는데 평소에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고 하니 신기했다. 서점가는게 취미인데 읽지도 않는 책들을 사 모았다고 한다. 요즘에서야 책을 읽게 되었다고 하는데 글을 굉장히 잘 쓰니까 신기하다. 글쓴이가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와서 그 경험때문에 글을 잘 쓰게 된 것 같기도 하다. 힘든 인생이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남들은 해보지 못한 다양한 경험을 하니까 글을 잘 쓰게 되는 것 같다. 나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아왔으면 글 잘 쓰게 되긴 힘들겠지. 근데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같다. 나도 좀 그런 것 같고.
사실 에세이는 읽으면 잡다한 이야기들이라서 기억나는게 별로 없다. 읽으면서는 계속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 사람은 글을 참 잘 쓰는구나, 관찰력이 뛰어나구나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