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태까지 읽었던 소설 중에 가장 사이코스러운 내용이다.
읽다보면 기분 이상해진다. 불쾌한 느낌.
미치오는 4학년이다. 담임인 이와무라 선생님이 부탁해서 결석한 친구 S에게 숙제를 전하러 갔다가 S가 목매달고 자살한 장면을 목격한다. 깜짝 놀라서 선생님을 찾아가 S가 자살했다고 말한다. 경찰과 선생님이 같이 찾아갔는데 S의 시체는 없었다. 자살한 흔적은 있다. 집에 돌아온 미치오는 S가 거미로 환생한 것을 발견한다. S는 자기가 살해당했다고 말한다. 처음에 범인으로 지목된 건 이와무라 선생님이다. 왜냐하면 그는 소년을 성적으로 즐기는? 그런 취미가 있었고 S도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런 내용의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소년들을 죽이고 시체를 훼손하는 내용도 그 책에 나온다.
그리고 이 마을에는 개와 고양이의 시체가 발견되는 일이 자주 있는데 개와 고양이의 입 안에는 비누가 들어있고 다리는 부러진 상태다. 사실 범인은 S였다. S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눈이 사시고 다리도 불편했다. 거기서 받은 스트레스를 동물을 죽이면서 푼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 자기가 죽인 동물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이웃 노인을 발견한다. 그 노인은 예전에 어머니가 죽었는데 이웃 사람들이 다리를 부러뜨른 장면을 보고선 어머니가 평소에 몸을 팔고 다녀서 이를 질투한 동네 아줌마들이 어머니를 죽였으며 시체가 되었지만 다시 살아나서 자신들에게 복수할까봐 걱정이 되어 다리를 부러뜨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모두 오해였다. 어머니는 살해된 게 아니었고 그 마을의 장례풍습이 작은 공간에 시체를 앉히는 관습이 있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시체의 경직된 다리를 구부려 준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노인은 그 트라우마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여자아이가 뺑소니를 당해 죽은 현장에 있게 되는데 자신도 모르게 여자아이의 다리를 부러뜨린다. 그 여자아이가 자신을 뺑소니 가해자로 오해하고 복수할거야라고 중얼거리자 여자아이의 시체가 살아날까봐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부러뜨린 것이다. 아무튼 S는 노인이 다리를 부러뜨리는 걸 보고 자신과 비슷한 아픔이 있고 그것을 자신과 비슷한 방법으로 푸는 노인에게 친밀감과 동정심을 느끼고 노인에게 동물의 시체를 선물한다. 지도에 엑스표시로 자신이 죽인 동물의 시체가 있는 곳을 표시하고 노인은 그 지도를 보고 동물의 시체를 발견하면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동물의 입에 비누를 넣은 이유는 S의 개를 S가 죽은 고기를 보면 그것을 물어오게 교육을 시켰는데 자신이 노인에게 동물의 시체를 선물하기 위해서는 개가 죽은 동물을 물어오면 안된다. 그래서 개가 평소에 싫어하는 비누를 입에 물려 물어오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결론은 S는 살해된 게 아니었고 자살한 것이었다. 자신의 시체를 마지막으로 노인에게 선물한 것이다. 노인은 S의 시체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S가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S의 시체를 창고에 옮긴다. S는 개가 자신을 물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입 안에 비누를 넣었는데 그 비누가 튀어나가서 해바라기 봉우리 사이에 들어가서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S의 시체를 개가 물어와서 경찰이 발견한다.
노인은 S가 죽은 이후로도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다는 욕구를 떨치지 못하고 고양이를 직접 죽이게 된다. 이 소설에는 환생이 자유로운데 미치오의 동생인 미카도 환생한 도마뱀이었다. 미치오가 나중에 거미로 환생한 S를 죽이고 미카에게 먹으라며 준다. 미카는 기쁘게 받아먹는다. 처음에 미카가 S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 먹고 싶어서 그런 거였다. 근데 소설의 모든 장면이 엽기적이지만 이 장면이 가장 엽기적이다. 처음에 당연히 미카를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미치오의 엄마는 미치오를 구박하는데 이유는 미치오의 장난으로 엄마가 뛰어오다가 넘어져서 미카를 유산했기 때문이다. 미치오는 노인이 죽인 고양이가 실은 자신의 이웃인 도코할머니의 환생이었다고 말하며 노인을 죽인다. 노인은 곱등이로 환생한다. 미치오는 집에 불을 질러 부모님을 죽이고 환생한 부모님과 미카와 노인과 함께 자신을 돌보아 줄 친척을 찾아 나선다.
이 작가는 진짜 정신상태가 정상은 아닌 것 같다. 미스터리 소설 읽고 싶어서 읽은건데 제목도 마음에 들고 해서. 근데 진짜 너무 엽기적이다. 일본 특유의 사이코스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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