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6. 22:24

 소설 '은교'가 영화로 나온다길래 한 번 읽어봤다. 
 한국 소설은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외국 소설, 번역된 거 읽는 거 보다 뭔가 문학 읽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실제로 70이 넘은 노인이 고등학생 어린 소녀를 사랑하고 욕망했다면 저 노인네가 미쳤나? 역겨워 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지만. 늙어도 본능은 여전할 수 있는 거고 그게 꼭 죄는 아니니까. 실제로 은교를 어떻게 한 것도 아니고 사실 늙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인 것 같다. 소설에서 나온 것 처럼 늙은 건 기형이나 범죄가 아니며 누구나 자연의 법칙에 따라 늙게 되어 있으니까. 그리고 노인이란 씨앗은 수많은 기억을 고통스럽게 견디다가 죽음을 통해 해체되어 땅이 되고, 수액이 되고 수액으로서 어리고 젊은 나무들의 잎 끝으로 가 햇빛을 만나 그 잎들을 살찌운다. 모든 것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 
 이적요 시인은 제자인 서지우를 대신해 포르노에 가까운 소설을 써주는데 그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시작된다. 서지우는 문학에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이후로는 자신의 손으로는 소설을 쓰지 못한다. 서지우는 빨리 다른 소설을 써 내라는 출판사의 재촉과 기자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것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한편 은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지만 서지우와 관계를 맺는 은교를 보고 폭주하기 시작한 이적요 시인은 서지우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사고가 나게끔 차를 조작해놓는다. 서지우는 낌새를 알아채고 카센터를 찾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이 차를 빌려갔는데 불안해서 그러다며 검사 좀 해 달라고 정비사에게 부탁하여 서지우는 사랑하는 스승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차는 고쳤지만 서지우는 스승을 잃은 슬픔에 하염없이 울면서 차를 몰다가 트럭과의 충돌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이적요는 자신이 서지우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은교는 이적요와 서지우가 남긴 노트를 읽으면서 이적요가 자신을 욕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자기가 뭐라고 존경하는 위대한 시인인 이적요가 자신을 진심으로 갖고 싶어했냐며 슬퍼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한 건 이적요와 서지우였으며 자신은 그 둘 사이의 틈에 끼어들 수 없어서 소외됐었다고 말한다. 은교는 이적요가 대중들 사이에서 살인자가 되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염려하여 복사본도 없는 이적요와 서지우의 노트를 태워 없애버린다. 끝.
 이번주에 영화 은교 봐야지!!!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