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가 넘는 소설.
다 읽는데 한 달 넘게 걸린 것 같다.
이렇게 긴 소설을 긴장감있게 쓸 수 있는 작가가 진짜 대단해보인다.
최현수는 자기 아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댐문을 열어? 수많은 사람들, 마을 주민들, 댐 관리 직원들 등을
한 순간에 죽여버린 살인마이다.
오영제는 자신의 딸을 죽인 최현수를 집요한 계획으로 정신 나가게 만든 후에 최현수의 아들 서원이 죽는 모습을 아버지 최현수가 지켜보는 것으로 복수를 완성하려 했지만 아저씨 승환(최현수의 부하직원)이 서원을 구하게 되어 실패하게 되고 또 다른 복수의 계획을 세운다.
또 다른 복수는 최현수가 감옥에 갇혀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동안 서원과 서원을 돕는 아저씨 승환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밀어내고 최현수가 사형되는 날 아들 서원과 승환을 처리하고자 하지만 이 역시 실패하고 살인미수, 납치감금, 폭행 등의 혐의로 잡혀간다. 오영제는 최현수의 아내를 죽인 혐의도 있다.
오영제의 복수 계획이 7년에 거쳐서 이루어진 셈인데... 참 장기적인 계획이다.ㅎㅎ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7년을 눈에 불을 켜고 서원을 세상밖으로 몰아내고 교도소에서 봉사까지 하면서 최현수의 사형선고 날짜를 캐내려고 하고... 복수하려다가 오히려 자기 인생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망가져버린 게 아닌지?
사실 최현수가 오영제의 딸 세령을 죽인 건 자동차 사고는 우연이였고 세령을 목 졸라 죽인 건 무조건 최현수의 죄라고 치더라도 세령을 그 밤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해서 죽게 만든 것은 오영제의 잘못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세령의 외할아버지의 독백처럼, 결국 세령을 죽게 만든 건 오영제라는 것.
최현수도 과거의 비극적인 가정사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고 오영제도 자기 가족들에 대한 집착으로 제정신이 아니였으니 둘 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그 이후로 겪게 된 일들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렵기만 했고 불쌍한 인생들이다. 서원도 마찬가지. 아무리 용기 있고 바르고 성격 좋대도 어렸을 때부터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으니 얼마나 인생이 힘들고 고달플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예스"라고 대답하는 것이라니.(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아무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음. 내가 원체 집중력이 떨어지다 보니 다 읽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괜찮은 소설이다.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럼 꼭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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