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18. 13:38

비교적 최근에 나온 소설만 읽다가 세계문학스러운 소설을 읽으니까 새로운 느낌이었다. 요즘 소설은 조금 가볍고 쉽게 읽어지고 재미있다면 예전 소설은 조금 어렵고 최근이 아니어서 이해되지 않는 점들이 있고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가 있어보이고 깊이 있게 느껴진다는 것.
로맹가리라는 작가가 원래 굉장히 유명한 작가인데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을 써서 이 소설을 냈고 이 소설은 상도 받고 크게 성공했다고 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모모는 아랍인이고 창녀인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해서 질투심에 눈이 멀어 살해한 정신병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이다. 예전에 프랑스에서는 창녀에게 양육권이 없었다. 그래서 불법이지만 남들 모르게 아이를 맡아서 키워줌으로써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 나오는 로자 아주머니도 그러한 사람이다. 자신도 젊었을 때는 창녀였지만 늙고 병들고 추해지고 살도 쪄서 더이상 그 직업을 계속해나갈 수 없게 되자 창녀의 아이들을 맡아 돈을 받고 양육해주는 일을 하게 된다. 로자 아주머니는 유태인이고 히틀러의 유태인말살정책으로 수용소에 들어갔다 살아남은 사람이다. 살아온 인생이 굴곡이 많아서 겁이 많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있다. 모모는 당연히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고 프랑스에서는 차별받는 소수민족이라서 정신적으로 결함이 많지만 감수성이 예민하고 특별한 아이였다.
모모는 처음에 로자 아주머니가 자신을 좋아해서 맡아주는 것이 아니라 매달 얼마간의 돈을 맡고 길러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렇지만 로자 아주머니는 진심으로 모모를 좋아했다. 나중에 돈이 끊겨도 모모를 계속 길러주는 걸로 알 수 있다. 로자 아주머니의 집에 있던 다른 아이들은 좋은 집에 입양이 되기도 하고 가족들이 되찾아갔지만 모모만은 계속 로자 아주머니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로자 아주머니는 모모의 나이를 네 살 높여 말해주었다. 사실 모모는 열네살인데 열살로 알고 있었다. 로자 아주머니는 나이가 들면 모모가 떠날까봐 두려워져 거짓말을 한 것이다. 나중에 모모의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가 찾아와서 그 사실을 털어놓는다. 이 남자는 모모의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갇혀있다가 마지막으로 모모를 만나러 온 것이다. 모모는 아버지를 보고도 그닥 반가워하지 않으며 사실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하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신이 네 살 많다는 걸 알게 되어 좋아한다. 
프랑스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도 마약을 쉽게 접하고 도둑질도 대수롭지 않게 하며 어린이다운 생활을 전혀 누리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이 소설의 주제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모와 로자는 아무도 돌아봐주지 않고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없으며 쓸쓸한 서로의 삶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특별한 우정과 사랑으로 로자가 마지막으로 늙고 병들어서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 로자는 여러 가지 병과 노화로 결국 죽게 되는데 모모는 안락사가 금지된 나라에서 로자를 병원으로 보내서 고통속에서 로자를 죽게 하고 싶지 않아 로자가 좋아하던 지하실의 비밀 안식처에서 로자가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 로자의 시체가 내는 지독한 냄새로 인해 로자는 발견되고 그 곁에는 로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킨 모모가 있었다.   

Posted by 이니드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