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6. 03:45

서울의 잠실의 아파트가 재개발된 고층아파트 단지 3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울 치맛바람 아주머니들의 교육현실을 접할 수 있었다. 잠실도 좋지만 잠실 사람들은 대치동에 사는 걸 부러워한다. 대치동이 사교육으로 유명하기 때문. 잠실 엄마들은 아이들을 대치동학원으로 라이드해준다. 

돌이후 늦어도 두돌이후부터 사교육은 시작되고 영유(영어유치원)도 3년씩 보낸다. 이 소설의 아이들은 겨우 초2인데 영어, 수학, 한자, 논술 등을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놀 때도 학원 중간 비는 시간에 놀고 그 비는 시간이나 다른 주말때 놀때도 엄마들이 친구들을 모아 장소를 제공해서 놀게 한다. 집에 초대해서 놀리는 경우 비싼 과일 한 박스 등 비싼 선물을 하곤 한다. 아이들은 경주마이고 엄마들은 경주마에 배팅을 한다. 확률은 낮지만 1등으로 최고 명문대에 골인시키기 위해 경주를 하는 것이다. 

원미동 사람들이랑 비슷하게 연작소설이다. 모든 사람들의 관계가 연결되어 있다. 

글 속의 담임은 원칙주의자이다. 담임이 상담할 때 엄마들이 여럿 있는 상황에서 해성이가 느린 아이라고 한 것에 해성엄마는 기분이 상한다. 아이 생일 때 간식을 보냈는데 돌려준것에 대해서도 기분이 상했다. 태민 엄마는 태민이가 학교 급식시간 줄 설때 남녀 따로 줄을 선착순으로 서는데 여자들이 항상 잘 서서 먼저 보내는 것에 불만을 가진다. 그래서 남자애들도 먼저 가고 싶어서 줄을 서다가 빨리 서라고 재촉하다가 태민이가 친구와 싸우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여자들이 또 먼저갔고 화가난 태민이 시*이라고 선생님에게 욕을 해서 태민은 남아서 상담 후 밥을 먹으라고 보냈으나 먹지 않았고 담임에게 욕한 죄로 교감실로 보내졌다. 태민엄마는 한과세트를 들고 방문했으나 담임이 도로 아파트 경비실로 돌려주고 상담 중 바쁜 일이 생겼다며 자신을 돌려보낸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 이 두 엄마의 합작으로 등교거부 사건을 일으킨다. 엄마들은 담임이 등교거부할 정도로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서로 눈치를 보느라 단 한명 정훈? 엄마 빼고 모두 등교거부를 시킨다. 지환엄마는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왕따당할까봐 아이를 등교거부시켰고 이틑날부터는 학교에 보낸다. 이틑날부터 학교에 보내지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담임의 자살소동(약을 먹었음)으로 일은 진정되고 해성엄마와 태민엄마의 잘못으로 몰아지면서 두 엄마는 아이들을 전학시킨다. 




내가 볼 때 담임도 어느 정도 잘못은 있었다. 물론 등교거부는 커녕 그냥 넘어가도 아무 상관없지만. 급식시간 선착순은 정말 무리수다. 아이들은 급식 순서에 환장하고 정말 욕이 날아올정도로 집착하기 때문에 선착순은 말도 안된다. 남녀 나눠서 아무리 여자가 진짜 잘하고 착하고 똑똑하기 때문에 규칙대로 여자들의 편의를 봐줘도 무조건 남자애들은 남녀차별이라고 난리고 담임을 미워하게 된다. 증오수준으로. 내가 여기 당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 ㅎㅎ 

또 학부모 상담시 아이에 대해 너무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것도 당해봤다. ㅎㅎ 아이가 산만하고 수업시간에 떠들고 난리를 치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어도 부모에게는 장난을 좋아하고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고 활발하다. 에너지가 넘친다. 이런식으로 말할 때도 많다. 글 속의 담임은 엄마들 다 있는데서 한 명을 추켜세우고 한 명은 느리다고 하는 건 좀 잘못된 것 같긴하다. 

간식 문제도 사실 안된다고 말하지만 학부모가 안된다고 했음에도 보내버릴 때도 있다. 그럴때는 문자나 전화로 안된다고 한번더 말하고 마지막이라고 말하는 수준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다. 또 한과세트를 받았다면 돌려보내는 게 맞지만 이 소설에서처럼 학부모의 불만이 커질 것이다. 그럴 때는 그냥 반 애들에게 나눠주고 마는 경우가 많다. 



이 글속에서 인상적인 인물들만 말해봐야겠다. 너무 등장인물이 많다. 

서영은 명문대생이다. 하지만 집안환경이 너무 안좋다. 소위 흙수저. 언니는 미혼모로 알바를 하고 엄마는 가사도우미이고 아빠는 백수다. 서영이 조카에게 전집을 50만원 주고 선물로 사오는데 엄마가 돈 아깝다고 난리다. 서영은 조카가 이대로 가난한 집에서 책도 못보고 있으면 언니꼴 난다고 했다가 엄마에게 맞고 욕을 듣는다. 그 길로 서영은 가출한다. 사실 대학교까지 3시간 통학, 남동생과 한 방을 써야 하는데 남동생은 비행청소년. 나가야 하긴 해지만 안 좋게 나간 이후 서영은 연락을 끊는다. 알바랑 과외 등 온갖 일을 해도 등록금 낼 돈도 빠듯하고 먹을 것이 없어서 옆 집 우유를 훔쳐먹고 배가 고파서 남이 남긴 중국집 음식을 훔쳐먹는 등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몸을 팔기 시작한다. 지환엄마의 남편에게 몸을 파는데 지환아빠는 지환엄마의 거부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하는 거라며 돈 아까워한다. 서영은 이후 예전 담임이었던 미하를 만난다.(위의 담임) 담임은 서영에게잘해줬다고 생각하지만 서영은 좋은 아파트에 살고 옷을 잘입고 다니는 아이들에게만 잘해주고 못사는 아이를 무시하고 가끔 마음이 내키면 동정심을 보이며 한마디씩 친절을 베풀던 담임을 안좋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자신의 비뚤어진 마음을 고쳐먹고 그래도 자신에게 책도 사주고 피자헛(처음 가보는)에서 맛있는 것도 사준 담임에게 고마워해야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정훈? 엄마는 의사이다. 남편도 의사. 둘은 맞벌이로 조선족 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겼다. 아이는 실어증에 걸리고 엄마는 일을 그만두고 페이닥터로 오전에만 일하며 아이를 돌봐서 아이가 훨씬 좋아지기 시작한다. 

명문대 지방캠퍼스 출신 **은 이혼했다. 와이프는 자신의 뒷바라지로 통역대학원에 입학하고 통역사가 되어 잘 나가는 아내를 그리워한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속이고 유명학원 강사 출신이라고 속인 찌라시로 지환의 과외교사가 되지만 거짓말이 밝혀지면서 해성엄마와 태민엄마와 아이들 앞에서 심하게 망신을 당하고 쫒겨난다. 지환엄마가 미안해서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술에 취해 다시 예전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성엄마는 연예인 전문 변호사인 자신의 남편이 판사를 3년만에 그만둔 거에 대해서 불만이다. 친정은 부자지만 남동생에게 거의 모든 재산이 돌아가는 것도 불만이다. 태민엄마는 남편이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해서 지금은 부자지만 정권이 지하경제 뿌리뽑느다고 하여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알고 가난해지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한다.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초등학교 때 공부하는 학원이라는 것이 있는 지조차 몰랐을 정도로 학원스트레스가 없었다. 유치원도안나오고 집에서 놀았으니까 중학교때도 마찬가지로 어디가 유명하고 학원을 많이 다니고 이런 적이 사실 없다. 고등학교 때도. 엄마들은 예전엔 다 그랬지만 요즘 애들은 다 다니는데 우리 애만 안다니면 안된다며 불안해 하며 학원을 보낸다. 학원 안보내는 의사 엄마를 용감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엄마도 학원 안보내는 대신 자신이 숙제랑 공부를 봐준다. 나도 우리 현이 크면 학원 안보내고 공부 안해도 쿨하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자신없다. ㅎㅎ 아무튼 요즘 아이들 불쌍하고 명문대 안나오면 성공확률이 확 줄어드는 우리나라 현실도 슬프다. 

Posted by 이니드417